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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by JJoono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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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다. 현대 사회에서 강조되는 '공정'과 '능력주의'에 대한 비평을 통해 불평등의 존재를 다룬다. 금수저의 특권과 바닥부터 시작한 자의 성공 사례를 비교하며 능력주의의 한계를 드러내고, 대안으로 자유시장 자유주의와 복지국가 자유주의를 제안한다. 하이에크의 주장과 롤스의 개념을 적절히 결합하여 경제적 보상과 불평등 해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후로 오랜만에 발간된 마이클 샌델의 저서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엘리트 세습'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능력주의로 말미암은 불평등에 대한 것이다.

요즘 부쩍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자주 접하게 된다.

특정 기업의 인사 및 채용과 관련하거나 유명대학의 입시 비리 등 따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얘기들이다. 누군가는 돈이나 연줄을 이용하여 남들보다 더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몇 년 전부터 불거진 이른바 '금수저'에 대한 논란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모 유명 기업 회장의 아들이 뚜렷한 성과가 없었음에도 이른 나이에 전무로 승진한 사례처럼 금수저는 그대로 금수저를 물려주면서 이전 시대의 귀족 계급의 세습화를 보는 듯한 반면, 바닥부터 시작해서 별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자수성가를 이룬 사례들을 통해서는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능력주의의 한계는 단순히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져있다는 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만을 사용해서 성공했다고해도, 그러한 하나하나의 사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능력주의로 인한 불평등의 심화를 해석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능력주의의 이상은 불평등을 치유하려 하지 않으며, 불평등을 정당화 한다.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능력주의가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몇몇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에만 집중하다보면 이러한 점들을 놓치기 쉽다.

이를 대변하듯이, '엘리트 세습'에서와 마찬가지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는 몇몇 특별한 사례보다는 여러가지 통계가 등장한다.

대학 진학율에 따른 소득의 차이에서부터, 대학원 학위 또는 유명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졸업장이 장기적으로 소득에 미치는 영향, 능력주의가 심화되는 동안 더욱 격화된 경제적 불평등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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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에 '엘리트 세습'을 읽으면서 능력주의의 한계에 놀라웠던 한편, 마땅한 대안이나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아 답답했었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는 능력주의의 한계 자체보다는 해결책이나 대안에 대해서 조금 더 집중을 하며 읽게되었다.

여기서 제시된 대안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는 자유시장 자유주의이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경제철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에 의해 처음 체시된 자유시장 자유주의의 이념은 이렇다.

"능력은 각자가 무엇을 얻을 자격이 있는 지에 대한 도덕적 판단과 관련된다. 그러나 가치는 단지 소비자가 이런 저런 상품에 얼마만큼의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느냐에 대한 척도일 뿐이다."

이런 말과 함께, 한 마디 덧붙여, "내가 가진 재능이 우연히 사회에서 높은 가치를 쳐주는 재능인 것은 나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며 도덕적 문제도 아니다. 단지 행운의 결과일 뿐이다" 라고 말한다.

따라서 경제적 보상이 능력의 문제임을 부정함으로써 불평등의 해소를 위한 부의 재분배에 대한 옹호론 또한 차단하였다.

두 번째로는 복지국가 자유주의이다.

이는 미국 정치철학자 존 롤스가 주장한 개념으로, 자연적 재능으로 인한 소득의 불평등이 계층 차이에 따른 불평등보다 정의로운 것은 아니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가장 잘 달리는 주자에게 납이 들어간 신발을 신길 필요는 없다. 마음껏 전속력으로 달리게 하라. 다만 그의 승리가 전적으로 그에게 속한 것이 아님은 분명히 해야 한다. 재능 있는 이들이 그 재능을 한껏 갈고 닦도록 하라. 그러나 그들이 받는 보상이 시장에서 부풀려지면, 그것은 공동체 전체와 나눠가져야한다.'


천부적으로 부여받은 재능과 그 재능을 살려 노력할 수 있는 환경 또한 그들의 자의적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 대안 모두 천부적인 재능의 존재를 인정하고, 경제활동의 산물과 그 산물의 가치가 도덕적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 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자유시장 자유주의에서는 뚜렷한 실질적 정책이 없고, 복지국가 자유주의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이상화된 해결책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방카 트럼프가 '마사지 받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쁜' 워킹맘의 고충을 털어놓는 것처럼, 과연 자신이 물고 태어난 수저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돌려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능력주의가 도덕적 정당성을 손에 넣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복지국가 자유주의라는 대안은 다소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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